고 김수환 추기경이 장기 기증을 한 2009년 이후 잠깐 불이 붙은 장기기증운동이 당국의 홍보 부족과 국민들의 인식부족 등으로
시들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이 1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장기기증 희망자는 김 추기경이 선종한 2009년 18만5045명
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다음해 12만4377명으로 감소한 뒤 올 상반기에는 5만4396명에 그쳤다.
신체의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장기기증은 이웃사랑의 실천이다. 우리 사회에는 선천적으로 장기 일부가 비정상인 채로
태어난 사람이 적지 않다. 또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다 뜻하지 않은 사고 등으로 장기 기능이 손상돼 이식이 아니면 다른 방법이
없어 고통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사람은 2009년 1만7055명, 2010년 1만8189명, 올 6월 현재 1만9992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장기기증 희망자가 줄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보건복지부가 국민들의 인식전환을 위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데
따른것 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 추기경 사후 장기기증 홍보를 제대로 한 적이 없다. 장기기증 홍보 예산도 올해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3억4000만원이나 삭감됐다고 한다.
장기기증은 여러 가지 이유로 말처럼 쉽지는 않다. 신체는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라 함부로 훼손하지 않는 것이 효의 근본이라고
알고 있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기증동의가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본인이 미리 가족에게 알려야 하고 장기이식등록기관이나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해야 하는 등 일정 절차도 밟아야 한다.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금전을 기부하거나 노력봉사를 하는 것은 비교적 쉽게 결단내릴 수 있지만 장기기증은 그렇지 않다.
이 때문에 관계 당국은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국민들이 인식을 달리할 수 있도록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국민들도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이 운동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장기기증운동의 활성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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