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오는 10월 14일, 조선족 청년 이진우 씨가 한국에 온 지 5년 만에 이식수술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수술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루어진다.
“한국에서 신장이식수술을 받게 되다니, 엄청난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나이 서른인 이진우 씨는 젊은 나이지만 혈액투석만 벌써 7년 째 받고 있는 만성신부전환우이다.
북경에서 대학을 다니던 스물한 살 무렵 신부전이 발병하여 스물셋에 혈액투석을 시작했다.
2003년 아버지로부터 신장을 이식받았지만 수술이 실패하여, 2005년 한국에서 어머니의 신장을 이식받으려고 의료환경이 우수한 국내에 입국했다. 하지만 검사과정에서 어머니에게 신장결석이 발견되어 끝내 수술이 좌절됐다. 이후 이씨는 투석환경과 의료시설이 보장된 한국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며 일주일에 세 번씩, 반나절 동안 혈액투석을 받았다. 비록 수술은 기대할 수 없게 됐지만 이식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국적과 영주, 불법체류 문제를 가진 조선족이나 탈북자들이 합법적으로 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동포들을 돕고 있다.
이씨와 가족들은 본래 한국인이지만 할아버지가 중국으로 건너간 후 3대가 그곳에 정착하여 살았다. 이씨의 아버지와 여동생은 아직도 중국에 살고 있다. 이씨와 어머니도 앞으로 2년 남짓 남은 비자가 끝나면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떨어져 살고 있는 이씨의 가족들은 모두 건강이 좋지 않다. 신장을 이식해 주었던 아버지도 99년 뇌출혈 발생 뒤 두 번의 수술을 받았으며, 어머니는 협심증, 여동생은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다. 만성신부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이씨는 가장 건강하고 든든한 장남이지만 신부전 환우가 된 이후로 가정의 상황은 매우 나빠졌다. 우선 중국의 의료 환경이 매우 열악했다. 한국에서는 일주일에 세 번 투석을 받을 수 있지만 중국에서는 투석비용이 높아 일주일에 한 번씩만 투석해도 한 달 월급에서 남는 금액이 없을 정도였다. 때문에 중국의 환우들은 보통 일주일에 한 번, 많아도 두 번 정도 밖에는 투석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한국에서 무척 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씨는 한국이 매우 살기 좋은 곳이라고 했다. 중국에서는 순수기증자가 지극히 소수인 데다 의료 환경 및 복지시설이 부족하지만 한국은 작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순수기증자에 의한 신장이식결연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살면서 이씨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와 조건이 꼭 맞는 신장기증자가 나타났다. 소식을 접한 뒤 이씨와 어머니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어머니께서 가장 기뻐하시고 저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감사합니다.”
그동안 이씨와 모친은 한국에서 모진 고생을 많이 겪었다. 가족들이 따로 떨어져 지내야하는 것과 신부전으로 인한 병증은 물론, 외부인으로서의 소외, 그리고 경제적인 어려움. 이씨는 모처럼 수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허락됐는데도 수술을 할 만한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못하다. 신당동에 어머니와 함께 전세방으로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가버려 전재산을 모두 잃었기 때문이다. 국내의 법에 자세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모자는, 지금까지 출석하던 교회에 들어가 살고 있다. 수술비에 대한 걱정으로 막막하기는 했지만 이미 신장기증인을 만나는 기적을 누린 이씨는 여전히 희망찬 미래를 설계중이다.
“건강해지면 동포들을 돕는 일을 할 계획입니다. 그것이 조선족으로서 제가 해야 할 일 같아요.”
신장이식에 성공하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이씨는 건강한 몸으로 북한의 인권과 탈북자 문제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했다. 살기 좋은 한국에서 가족 모두가 함께 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건강한 몸으로 가족들과 함께 살게 된 것만으로도 큰 선물을 받은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진우 씨의 사연을 알게 된 윤순옥 씨는 자신에게 아들 뻘 밖에 되지 않는 이씨가 그동안 투병생활을 해왔을 것을 생각하니 안타깝다며, 이씨의 어머니에게까지 위로의 말을 전했다. 윤순옥 씨는 이씨와 같이 젊은 사람에게 신장을 기증할 수 있어 더욱 감격스럽고 뿌듯하다며 이제껏 펼치지 못한 뜻을 마음껏 펼치고 사회에 나가 많은 일을 하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환자 본인은 물론 주위 사람들까지 모두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어서 수술비를 감당하기가 힘든 상태이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지 않겠냐며 윤씨는 이번 수술과 이씨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PS1. 음 제가 캠페인을 진행했던 곳에서 이렇게 기증을 하시는 분이 계시다는 것이 큰 보람으로 느껴집니다.
제가 이런 보람을 느끼고 일을 할수 있도록 도와주신(?) 기증자 분께 개인적으로도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빠른 회복을 기도드립니다.
'장기기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기기증 등록증이 새로워 졌습니다.~ (0) | 2010.12.17 |
---|---|
각막기증 스티커 스마트폰에도 붙여봤습니다.~ (0) | 2010.12.01 |
서울특별시 장기등 기증등록 장려에 관한 조례 발의 (0) | 2010.10.11 |
오늘 9월 9일은 장기기증의 날 입니다.~~~ (0) | 2010.09.09 |
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이벤트 해요~~ (0) | 2010.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