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유교적 편견과 두려움 장기기증 발목 잡아

s덴버 2012. 6. 13. 13:45

유교적 편견과 두려움 장기기증 발목 잡아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김모(55·여)씨는 아침 일찍 무주에서 출발해 2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주당 3회, 전북대학교병원 혈액투석실을

찾은 지가 벌써 3년째다. 병원에 도착해 6시간에 걸친 혈액투석을 하고 나면 온 몸에 힘이 빠진다. 그러나 투석실을 찾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하기 때문에 혈액투석실이 생명을 연장하는 유일한 창구다. 김씨는 애타게 장기기증을 기다리고 있지만 기증자가 없어

힘겨운 생활 속에 속만 태우고 있다.

 

국립장기이식센터에 따르면 도내 장기이식대기자는 2010년 기준으로 458명이지만 장기기증자는 48명으로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10명 중 9명은 장기기증자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며 고통 속에 살아가는 셈이다.

 

도내 장기기증 희망자는 올해 현재 3만907명으로 도내 인구의 1.6%에 불과한 수준이다. 또한 도내 장기기증자는 2010년 기준으로

전북대병원 27명, 원광대병원 5명, 온누리안과 16명 등 48명에 불과했다.

 

도내에서 장기이식을 받은 건수는 전북대병원 42건, 전주예수병원 6건, 원광대병원 13건, 온누리안과 14건 등 총 75건에 그쳤다.

 

전국적으로 올해 5월말 기준, 장기이식대기자는 2만9천272명이지만 장기기증자는 뇌사 1천994명, 사후기증 1천376명 등 총 3천370명

으로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외국과 비교하면 장기기증이 얼마나 부족한지 여실히 나타난다. 장기기증희망등록자는 국내가 85만6천668명으로 전체인구의

1.7%에 불과했다. 스페인의 장기기증희망등록자 8.1%와 비교하면 5분의 1수준이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올해 발표한 생명나눔 인식도 조사결과를 보면 장기기증을 꺼리는 주요인으로 막연한 두려움이 48.2%,

신체훼손에 대한 거부감이 36.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신체를 훼손하면 안 된다는 뿌리깊은 유교 사상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북대학교병원 박성광 장기이식센터장은

   " 뇌사상태에 빠진 가족을 상대로 장기기증을 권하면 욕부터 듣는 경우가 많다 " 며

   " 가족 중에서도 어머니의 반대가 심한 편이다 " 고 말했다.

 

이어 박 센터장은

   " 한사람의 고귀한 장기기증은 다른 사람의 아들 몇 명에게 새 삶을 주는 고귀한 나눔의 실천이다 " 며

   " 이 시간에도 고통 받는 환자를 위해 고귀한 나눔을 실천하는 장기기증문화가 확산돼야 한다 " 고 덧붙였다.

 

박진원기자 savit57@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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