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장기기증 쉽지 않은 한국… 사회적 공감대 필요해"

s덴버 2011. 6. 17. 13:29

"장기기증 쉽지 않은 한국… 사회적 공감대 필요해"

 

美 장기이식관리센터 마이어 사무국장 인터뷰
작년 美 뇌사자 8000여명, 2만5000여명에 새 생명 줘… 한국은 작년 268명만 기증


"장기기증은 한 생명을 살려내는 것입니다."

 

미국 연방 보건성 산하 연방 장기이식관리센터(UNOS) 케빈 마이어(Myer·50) 사무국장은 20일 본지인터뷰에서 "동양인들은 장기기증에 거부감이 많은 편이지만, 남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사회 전체가 장기기증 문화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케빈 마이어 美 장기이식관리센터 사무국장. /이명원 기자 mwlee@chosun.com

 

한국장기기증원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에서 장기기증자 268명이 장기를 기증하고 떠났지만, 현재 장기이식 대기자 수가 1만7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아직 장기기증은 초기 단계에 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장기이식을 하겠다는 사람이 해마다 늘어나 지난해 뇌사상태에 빠진 8000여명의 장기 기증자들이 2만5000여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났다.

 

한국장기기증원의 초청으로 방한한 마이어 국장은 자신의 운전 면허증을 보여주며 "이것이 내가 죽으면 장기기증을 하겠다는 징표" 라고 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사는 그의 운전면허증 앞면 왼쪽 밑에는 하트 표시와 함께 '장기기증자(Organ Donor)'라고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마이어 국장은 "내 아내와 부모, 자식들이 반대하더라도 내가 이미 동의를 했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내 장기들은 다른 사람에게 기증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버지니아에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은 주민의 50% 이상은 면허증에 장기기증자라는 표시를 해 놓았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장기기증 의사를 밝힌 사람의 누적 숫자가 60만명에 이르지만 운전면허증에 표시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전직 응급구조사였던 마이어 국장은 1989년부터 버지니아주에서 장기이식 전문 조정자로 일했다. 단순히 남을 돕고 싶어서 시작했던 일이었지만 현재까지 성사시킨 장기이식 건수만 해도 500여건이 넘는다.

 

마이어 국장은 "한 명이 장기를 기증하면 최소한 세 명이 새 생명을 얻는다"며 "한국 정부와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기독교, 불교,

천주교 등 모든 종교가 함께 노력해 장기기증 문화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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