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대부분 급전 필요한 서민, 신용불량자…연락 두절 많아 피해규모 파악 어려워
전국 고속도로 휴게실 화장실을 돌며 '신체 장기 매매'라는 가짜 광고를 붙인 뒤 검사비 명목으로 돈만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실제 장기 밀매 조직과 연관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한편, 피해자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사업을 하다 빚을 많이 지게 된 A(43·부산)씨는 지난 4월 초쯤, 남해고속도로 한 휴게실 여자 화장실에서 '신장 1억 5천만원 매매'라는 솔깃한 광고를 봤다.
급전이 필요했던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광고지에 적힌 휴대폰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넘어 신원을 밝히지 않은 한 남성은 "000계좌로 검사비 2백만원을 보내고, 서울 00병원 00의사를 찾아가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A씨는 특정 병원과 의사까지 알려준 남성의 말을 그대로 믿고 2백만원을 입금한 뒤 서울에 있는 병원까지 찾아갔지만, 상대방이 알려준 의사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에 돈을 돌려받기를 포기했던 A씨는 며칠 뒤 문제의 남성으로부터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이 남성은 "갑자기 문제가 생겨서 장기매매가 취소됐다. 대신 자신과 일을 하면 돈을 많이 벌게 해주겠다"고 동업 제의를 했다.
이상하게 생각한 A씨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의 통화내역을 토대로 잠복근무를 벌인 끝에 광주의 한 병원 주차장에서 가짜 장기밀매 일당을 붙잡았다.
부산 사하경찰서가 구속한 배모(43)씨와 최모(34)씨 등 2명은 렌터카를 빌려 전국 고속도로 휴게실을 돌며 '장기 매매, 신장 1억 5천만원'이라는 문구가 적힌 전단을 화장실에 붙였다.
이들은 연락온 피해자들에게 검사비 명목으로 2백만원을 대포통장으로 입금받고 잠적하는 수법으로 지난 3월 23일부터 4월 6일간 모두 6명으로부터 1천 2백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배씨가 비슷한 사기혐의로 2년간 수감생활을 한 것으로 미뤄 피해자들이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급전이 필요한 서민이거나 신용불량자, 수배자 등이어서 상당수가 연락이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조사결과 배씨와 함께 일한 최씨도 가짜 전단을 보고 연락을 해 2백만원을 사기당했다가, 일자리를 주겠다는 배씨의 꼬드김에 넘어가 함께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여자화장실에 투입된 다른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실제 장기밀매단과 연관이 있는지 여부도 파악하고 있다.
hk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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