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온라인서포터즈로 활동중인 무지개맘님의 글 입니다...
지난 9월 1일.
시청에 있는 프레스센터에서는 하나의 정책토론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주최하고 KBS, 조선일보, 국민일보, CTS, CBS에서 후원한 토론회였습니다.
이날의 주제는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 - 뇌사 장기기증시 금전적 보상, 이대로 좋은가> 로 현행법상 뇌사시 장기를 기증하게 되면 일정의 보조금이 지급이 되는데
이것이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대로 진행하는 것이 좋은지, 다른 대안이 있는지 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주제발표는 (사)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이신 손봉호 교수님이 해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손봉호교수님을 이날 처음 뵈었는데
우와~ 가만히 앉아만 계셔도 학자의 포스가 느껴져서 멋있다~를 연발했습니다.
손 교수님의 주제발표 중 기억에 남는 것은 WHO에서 받으셨다는 편지의 내용중 일부였습니다.
"장기기증자의 유가족들에게 왜 돈을 지급하는 것이냐. 당장 중단하라" 는 내용의 편지를 받으셨다고 합니다. 이것은 국제적인 망신이며 부끄러운 일이라고도 하셨습니다.
솔직히 무지개맘은 장기기증을 하면 그 유가족에게 돈이 지급된다는 사실을 이번 토론회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진료비, 장제비 등등의 명목으로 지급이 된다고 하는데 사실 많이 놀랐습니다.
물론, 기증자의 유가족들 중에는 그 돈이 정말 어떻게 할 수 없이 꼭 필요한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장기를 기증하시는 분들은 그야말로 순수하고 숭고한 뜻으로 행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들의 마음을, 그 뜻을, 나눔을 통장에 입금되는 돈으로 셈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손교수님의 말씀처럼 제 개인적으로도 금전적인 보상은 당장에 중단해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손교수님의 주제발표에 이어서
지난 2007년, 실제로 뇌사시에 장기기증을 통해 6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돌아가신
故박진성님의 유가족이자 어머니인 김매순씨가 나와 사례발표를 했습니다.
김매순씨는
" 기증 후에도 마음이 너무 아파 기증사실조차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는데 장례식 후 통장에 들어온 돈을 보며 더욱 기가
막혔습니다. " 라며 " 고인의 뜻을 훼손한 것은 아닌지, 아들의 장기를 돈주고 판 듯한 죄책감에 안타까웠습니다." 고 했습니다.
또한, "유가족을 정신적으로 예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절실했습니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장기를 팔았다는 쏟아지는 비난이
더욱 힘들었습니다. 돈으로의 보상이 아닌 따뜻하게 유가족을 위로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라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발표 내내 아직도 감정이 북받치시는지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겨우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무지개맘도 마음이 먹먹해져 왔습니다.
물질적인 보상만이 보상이 아닐 것인데 근시안적이고 전시적인 정책에
엉뚱하게 상처입고 있는 유가족들의 마음을 모두는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는
(사)유엔인권정책센터의 신혜수 상임대표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신 대표는
사회권규약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뒤, 국내 현행법에 있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의 기본이념과 규정 등에 대해
짚어주셨습니다. 그리고 법적으로는 금전적 보상을 하게 되어 있지만 기증자 본인이나 유족들의 마음을 위로하는데 무엇이
효과적일까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또한,
" 그동안 한국에서 일반인이나 유족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일반국민의 입장에서 실태조사와 의견수렴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금전적 보상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기 때문에 국민을 향한 적극적인 홍보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며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어딜 가나 요즘은 홍보가 큰 숙제인 것 같습니다.
무지개맘도 홍보쪽에 살짝 발담그고 있는 사람으로서 신대표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홍보를 하는데 홍보를 어떻게 해야할지 항상 고민하고 연구해야 하는 것이죠.
원래 하는 정기적인 일이나 그냥저냥 하면서 시키는 것이나 가끔 하는 척해주고 월급 받아먹으며 홍보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홍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의 기본적인 마인드가 없는 것입니다.
무지개맘의 주변에서도 보면 저렇게 일해도 월급 따박따박 나오는구나 싶어 한숨나올 때가 많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관리자가 그것을 캐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입니다.
아, 잠시 옆길로 샜군요. ㅋㅋ
다시 토론회로 돌아와서.
신대표에 이어서 (재)한국장기기증원의 김선희 사무총장의 의견발표가 있었습니다.
김 총장은 장기기증의 법률적 내용을 바탕으로 한 기본이념에 대해 설명하고 장기기증의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기증을 생각해야하는 시점은 갑작스런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임과 동시에 엄청난 충격이라는 것입니다.
갑작스런 사고로 중환자로서의 치료와 수술 등으로 인한
엄청난 병원비에 대한 부담도 더해진다고 합니다.
김 총장은
장기기증자들의 여러 상황을 예로 들며, 그간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미국의 OPO에서 운영하는 사후관리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여 국내 OPO와 민관 합동 연계프로그램의 운영과
장기기증자들의 참뜻을 기리는 것이 타당하며 이를 위해
메모리얼 파크 등의 조성을 건의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장기기증의 활성화와 함께 공정성을 잃지 않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장기기증자들의 인도적 정신과 이타적 사랑의 존엄함을
우리 모두가 진정으로 마음깊이 받아들이고 어떤
방법으로든 그분들께 경의를 표하고자 하는 우리 모두의
진심이 가장 중요"
하다며 발표를 마무리했습니다.
여기서, 무지개맘은 마음이 찡~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진.심. 이겠지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진심 아닐까요?
그 진심을 전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일선에서 참 많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겠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제도적으로도 많이 보완이 되어야하겠지만 관계부처와 관련 단체들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장기기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긍정적이고 올바르게 심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다음으로
오늘 토론회의 주최단체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원균 사무국장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이 국장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 실무자로서
뇌사장기기증자 및 유가족 예우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핵심인즉, 장기기증자 및 유가족들의 자부심을 유지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그 뜻을 훼손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예우 프로그램이 더욱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그 중의 하나로, 현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추진중인 ' 생명나눔공원 '
설립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그
의미와 상징성 등에 대해 강조했어요.
또, 같은 처지의 가족들을 돕자는 취지로 지난 2002년에
기증자 어머니의 모임(The Mothers of Donors)을 결성했으나, 국립장기이식센터(KONOS)와 의료기관에서 뇌사장기기증자를 독점하며 모임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은 표현했습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MOD를 제대로 관리하고 활동을 도울 수 있도록 국립장기이식센터 등이 적극 협조한다면
이를 통한 슬품 극복과 자긍심 고취에 큰 효과를 줄
것이라는 기대도 보였지요.
지역언론과 지역사회에 관심이 많은 무지개맘은 이국장의 발표에 동감해요. 사실 가장 큰 위로와 힘이 되는 것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응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병상련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보듬고 위로하며 도닥인다면 분명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리라고 믿어요.
드디어.
마지막 발표자입니다. 마지막 발표자는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안전과의 정영훈 과장입니다.
정 과장은
"장기기증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합의의 문제이며,
장기기증시 금전적 보상이 예우냐 활성화방안이냐 하는
것을 따져본다면 수단적 측면으로 기울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된 프로세스가 체계적이지 못해 수단적 측면으로
강하게 해석된 것 같습니다."
고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또한, 이식대기자가 많기 때문에 기증자와 이식자 사이의
수적인 공백을 줄이는데 심혈을 기울이다 보니 감성적인
면에 소홀했던 것 같다고 정책결정에 있어 소홀한 부분이
있었음을 인정했어요. 정과장은 변화된 환경에 따라 법이나
제도를 고쳐 지원할 수도 있고 또 이를 위해 계속
노력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기증자 및 유족 예우와 추모에 대한 정책적 활성화를 위해 공원 등의 나눔사업에 더욱 힘쓰겠다고 했어요.
이렇게 해서
패널들의 준비된 발표는 모두 끝이 났습니다.
오랜시간동안 자리를 지켜준 방청객들에게 질의응답시간이 주어졌습니다.
가장먼저 질문을 한 문병호씨는 정과장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간략하게 적을게요.
질의 )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기증의 상황이 되었을때 기증의지가 과연 있는 사람들인가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기증자들의 정서적인 면을 생각하는가 말입니다.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시신기증을 결정하고 패륜아 소리를 들으며
문중에서 외면받고 있습니다. 진정한 복지란, 저렴한 비용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답변)
정부측의 세심한 배려가 부족했습니다. 생명나눔사업이 활성화되면 비용문제도 어느정도 해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기이식과 인체조직이식은 공적체계가 만들어지는 단계입니다.
두번째 질의는 캐나다에서 유학중이라는 박대성씨가 이국장에게 했습니다.
질의)
추모공원이 금전적보상의 대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별도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다른 좋은 방법을
모르는 경우도 많은데 이것을 제시해주는 것이 오히려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답변)
여러가지 대안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공우너사업이 전부는 아니며 정부와 관련단체, 민간이 함께 많은 의견을 나누어갈 것입니다.
문화적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상징적 의미로 공원사업을 강조한 것입니다. 또한, 서양의 사례가 많은데 동양과는 문화적 차이가
있으므로 이것을 어떻게 동양적 프로그램으로 만드느냐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세번째는 실제로 신장을 기증한 기증자(익명)가 질의하고 이국장이 답변했습니다.
질의)
추모공원에 이름을 올린다고 했는데 사후기증자와 기증서약자의 이름이 함께 올라갑니까?
답변)
기증자의 범위는 아직 정해지지 못했습니다만 기증 서약자가 아닌 실제 기증자의 이름을 기준으로 할 것이며 그 내용은 앞으로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것입니다.
질의응답이 끝난 후,
손봉호 교수께서 한 말씀 덧붙였습니다.
금전적 보상이 이루어질 경우, 장기기증 서약을 한 사람이 돈을 바라고 혹은 보험을 들듯이 서약한 것이라는 시선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규정을 만들지 말고 사회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며, 이러한 사회분위기가 하루빨리 형성되어 자연스럽게
간접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되었으면 좋겠다며 마무리발언을 하셨습니다.
이날의 정책토론회를 마무리하며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박진탁 본부장은,
오늘 참석한 모두가 함꼐 보듬어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며, 더 좋은 정책이 마련되어지고 또, 더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약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된 정책토론회였습니다.
참석한 분들 중에는 실제로 신장을 기증하신 분도 있고, 받으신 분도 있고, 자원봉사가도 있었습니다.
오늘의 토론회를 통해 무지개맘이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무엇보다도 일반에 대해 장기기증과 관련한 인식이 자연스럽게 확산되어야겠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기증에 대한 내용을 좀 더 쉽고 편안하게 접할 수 있어야 되겠지요.
이날의 토론회에 가보니 취재진도 꽤 많이 오고, 카메라도 여러 대 찍고 있었어요.
대학졸업 이후 오랜만의 토론회였습니다.
자꾸만 내용을 곱씹어보게 되는 토론회였습니다.
우리 모두 장기기증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그 뜻을 기릴 줄 아는 성숙한 시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기기증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거나 장기기증에 동참하시려면 아래의 버튼을 꾹 눌러 보세요~
'장기기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기기증 했다고 차별대우하면 신고하세요 (0) | 2011.09.15 |
---|---|
장기기증 앱 이런기능이 - 1 [초기화면을 장기기증 등록증으로] (0) | 2011.09.15 |
장기기증의 날 - 생명나눔안에서 미수다와 양준혁이 한가족이됬어요! (0) | 2011.09.09 |
9월 9일 장기기증의 날 기념 - “생명나눔안에서 우리는 한가족!” (0) | 2011.09.08 |
장기기증 생명나눔 크리에이티브 어워드 내일 마감이네요.. (0) | 2011.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