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꿈만 같습니다!
2012년, 생명나눔과 뜻을 함께하시는 여러분과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저는 지난 2009년에 신장을 이식받아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권한영입니다.
신장이식을 받기 전까지, 지난 10여년의 투병생활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통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처음 혈액투석을 받게 되었을 때, 하루하루를 기계에 의존해 겨우 버텨가는 저의 모습을 부모님이 알게 된다면 가슴이
미어지실 것 같아 부모님께는 제 병을 감추었습니다. 제가 느끼는 절망과 좌절보다 아픈 자식을 보며 부모님이 느끼실
삶의 무게나 마음의 짐이 더욱 중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도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게 되는 바람에 부모님께서는 제 병을 알게되셨고, 깊은 슬픔에 빠지셨습니다.
마지막 남은 희망인 신장이식을 받기 위해 가족들이 앞장서 검사를 했지만, 당시 고령의 나이와 지병으로 고생을 하고 계신 부모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던 아내는 기증이 불가하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잇따른 신장기증 불가 판정에 저는 물론 가족들도 막막한
기분에 사로잡혔습니다. 끝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혼자 걷고 있는 외로움에 빠져 있을 때 제게 천사 같은 분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이금순 씨였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저에게 자신의 한쪽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나서주신 이금순 씨 덕분에 2009년 7월 8일 저는
신장을 이식받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었습니다.
신장기증 수술 후에도 제 건강이 걱정되어 병실을 찾아온 이금순 씨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자신의 아픔을 참고
견디시면서 그저 환하게 미소로 대해 주시던 그 모습에서 생명나눔의 참사랑을 깨달았습니다. 신장을 이식받고 회복을 기다리는
동안 저는 다시 태어난 듯 삶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습니다. 저는 신장을 이식받고 2개월이 채 안 되어 전주 완산 경찰서
과학수사팀으로 다시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그 기쁨을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 저는 사는 게 꿈만 같습니다! "
이처럼 저와 저희 가족에게 다시 행복한 꿈을 꿀 수 있게 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2012년에는 더 아름다운
생명나눔의 기적들이 일어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전북 전주에서 권한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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