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작전! 임이랑 지우기

s덴버 2012. 2. 28. 10:21

지난 주말.

영화 예매권이 생겨서 보러 가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 22일이 개봉인 영화였던 것입니다. ^^;;;

 

어차피 아이들은 아이돌봄센터에 갈 예정이었니 그대로 진행하고

울 곰탱씨와 저는 오랜만에 대학로 일대를 걸으며 데이트를 하기로 했지요.

낙산공원쪽으로 가볼까 하며 걸음을 옮기던 중, 입간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2월 29일까지 5천원 행사를 한다는 내용이었어요.

시간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서 그냥 지나쳤다가

딱히 갈 곳도 없는데 시간 맞으면 보자는 생각으로 되돌아 왔지요.

공연 시작 시간을 물어보니 바로 입장할 수 있는 3시 공연이어서 바로 티켓팅을 했습니다.

호오~ 단돈 5천원으로 연극관람이라니요~ 운수대통~ ㅎㅎ

 

연극 제목은 <작전! 임이랑 지우기> 입니다.

 

 

<작전! 임이랑 지우기>는 벌써 3차 공연이 시작된 것이라고 해요.

2011년 4월에 1차 공연으로 시작해서, 가을에 2차, 그리고 2012년 1월에 3차 공연이 올려졌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찾는 연극이라는 뜻이겠지요? ㅎㅎ  

 

 

입장시간까지 커피 마시며 대기중이에요~

여기는 상명아트홀 1관 로비고요. 오늘의 연극 공연이 있던 곳은 상명아트홀 2관입니다.

1관과 2관이 서로 다르니 위치 확인을 잘 하고 가셔야 해요. 뭐.. 코앞이긴 하지만요.ㅎㅎ

 

 

 

2월 12일 일요일 오후 3시 공연.

공연장은 150여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소극장입니다.

근래 들어 연극은 대부분 초대권으로 관람했었는데 유료관람은 오랜만인 것 같아요.ㅎㅎ

 

이날의 캐스팅!!

 

 

초록색으로 동그라미 친 분들이 제가 관람했던 날의 캐스팅 배우님들 입니다.

언젠가 다른 공연에서 보았던 분도 있고, 처음 보는 분도 있고 그랬어요. ㅎㅎ

 

공연 시작 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소소한 퀴즈 이벤트도 있었답니다.

저는 비록 선물은 못 받았지만 즐거웠어요~ (나도 칸타타 좋아하는데~~ㅋㅋㅋ)

멀티맨과 멀티걸로 나온 배우님들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작전! 임이랑 지우기>는

장기공연 돌입 기념으로  5천원의 행복 할인행사도 하고 있습니다.

장기공연 돌입이라는 것을 보니 아마도 Open Run 으로 가는 모양입니다.

 


5천원의 행복은 2월 말까지만 적용되니까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ㅎㅎ

 

<작전! 임이랑 지우기>의 내용을 잠시 소개할게요.

 

 

'시간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어요.

미래에는 인구감소 때문에 범죄와 자살을 철저하게 나라에서 통제한다는 설정입니다.

그래서, 17살의 소녀가 시간여행을 통해

자신의 존재 자체를 사라지게 하려고 한다는 것이 사건의 발단이에요.

시간여행, 타임머신 등등의 소재는 참 흔하게 쓰이는 소재중의 하나지요.

한 번 흘러가면 절대 되돌릴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인간의 환상과 후회는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니까요.

흔하게 쓰이는 소재를 <작전! 임이랑 지우기>에서는 감동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때로는 재치 넘치는 대사와 상황들로 깨알같은 재미를 주기도 하고요.

때로는 가슴 찡한 이야기들로 눈물이 주르륵 흐르게도 하고요.

때로는 황당해서 꺄르륵 웃게도 했어요.

 

참. 감정소비가 큰 연극입니다. 흔히 겪을수 있는 일들을 사건으로 배치해서 몰입이 가능하게 만들고.. 몰입된 가운데 자연스럽게

슬픔에 빠진 극중 주인공의 마음이 전달되어 .. 강요하지 않음에도 그 느낌이 잘 전달되어 옵니다..

 

<작전! 임이랑 지우기> 의 작가님 혹은 연출님이 베르나르의 독자이신 것도 같아요.

왜냐고요?

초반부에 임이랑이 시간여행을 떠나기 위해 여행사를 방문했을 때 알려준 주의사항이

베르나르의 단편에 나오는 내용과 거의 유사하거든요.

대사를 들으면서 어? 했다는.. ㅋㅋ

 

어쨌거나

급작스럽고 충동적인 선택이었지만 200% 감동받고 나왔습니다.

연출도, 구성도, 대사도, 배우도...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것이 없었네요.

연극이 끝나고 난 뒤... 5천원이라는 입장료가 참으로 민망해졌습니다. ^^;;

 

앞으로도 대학로의 많은 소극장들에서 <작전! 임이랑 지우기>처럼 좋은 공연들이

더 많이 무대에 올려지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