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다시 건강해질 수 있어요. 힘내세요!

s덴버 2012. 5. 4. 13:01

 

 

안녕하세요! 저는 정은영입니다.


어느덧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네요. 지난해는 저에게 특별한 한 해였습니다. 행복한 한 해이기도 하고요. 신장이식을 받은지도 벌써

1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는 10여년 전부터 병을 앓았습니다. 처음에 투석을 해야 한다는 얘기 들었을 때 많이 상심되고 괴로웠습니다. 젊은 저에게는 마치

사형선고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래서 투석을 안 하기 위해 식이요법을 시작하고 10년 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최대한 안정을

취하면서 병원 가는 걸 미뤘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신장기능이 많이 저하되어 더 나아지기보다 오히려 몸 상태가 더 안 좋아졌고

배와 폐에 복수가 차 응급투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 이렇게 평생 투석을 해야 되나 ' 하며 스스로 자포자기 했습니다. 그때 선생님

께서는 저에게 다시건강 해질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셨습니다. 바로 신장이식이었습니다. 근데 다시 건강해진다는 기쁨보다 걱정이

앞섰습니다. 가족도 신장이 안 좋아 가족에게서는 받을 상황이 아니었고 생존시 기증자나 뇌사자를 기다려야 되는데 대기자가 워낙

많아 최소한 5년을 기다려야 하며 이식을 한다하더라도 비용이 만만치 않아 저희형편으로는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해야 부작용이 없다며 조금이라도 빨리 준비를 해야 된다고 설득하셨습니다. 전 회사에

다닐 때 알고 지냈던 지인으로부터 본부를 알게 됐고 등록까지 해놓았습니다. 그 후 저는 희망을 잃지 않고 늘 기도 하며 건강해지는

꿈을 꾸며 열심히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전화가 왔습니다. 바로 그토록 기다리던 기증자가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그 순간

저는 뭐라 표현 못할 만큼 벅차고 기뻤습니다. 날짜를 잡고 가슴 벅찬 마음으로 수술 준비를 하고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근데 기쁨도

잠시 또 한 번의 시련이 왔습니다. 수술 한 시간을 앞두고 기증자 분이 준비가 안되셨다며 수술을 포기 하셨습니다. 그때 그분의

심정도 이해되지만 그 당시 전 처음투석을 해야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보다 더 괴롭고 힘들었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고

병원비를 벌기위해 야간 투석을 자청하며 낮에는 일을 했습니다. 두 달 후 본부에서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기쁘기 보다는 또 상처를 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밀려왔습니다. 수술날짜는 코앞에 다가왔고 수술대 올라갔는데도 안심이 되지 않았습니다. 눈을 떴을 때

배에 난 수술자국을 본 순간에야 비로소 아프고 힘들지만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저에게 이렇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게 해주신 기증자분께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새생명을 주신만큼 그 이상으로 남에게

베풀며 좋은일 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무엇보다 먹고 싶은걸 가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게 전 정말로 행복해요.

지금 투병중이시거나 이식을 준비하고 계신분들 희망을 가지세요. 다시 건강해 질 수 있어요. 힘내세요.

 

이식인 정은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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