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기쁨으로 하나 된 ‘나눔가족’
마흔여덟에 얻은 아들
평소 장기기증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정덕수 씨는 어느날 신문을 보다가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로 전화기를 들고 장기기증 등록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등록엽서를 받아보니 살아서 신장을 줄 수가 있더군요. 아내와 아들 동석이, 딸 화영이를 불러놓고 제 결심에 대해
말했습니다. 신장기증을 하고 싶다고 말이죠.”
솔직히 가족들이 반응이 많이 걱정이 됐다는 정덕수 씨. 하지만 가족들의 반응은 그의 예상과는 정반대였다.
“가족 모두가 흔쾌히 동의해줬어요. 그리고 가족들도 장기기증 등록을 하고 싶다고 말했죠.”
이렇게 정덕수 씨는 온가족의 지지를 받으며 자신의 결심을 실행하게 됐다. 그뿐 만이 아니다. 직장에서도 그의 신장기증을 전폭적
으로 지지했다. 입원하는 날부터 한달동안 유급휴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입원중에는 근무지였던 부산시립중앙도서관 관장이
직접 찾아와 격려까지 해주었다.
1999년 11월 1일 그는 이렇게 모든 사람들의 축복속에서 생면부지 타인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했다. 그런데 우연찮게도 정덕수씨가
신장을 기증한 이식인의 이름
이 아들과 똑같았다.“그 얘기를 듣는 순간 마치 아들 하나를 더 얻은 것 같았어요. 내 나이 마흔여덟에 말이죠. 내 인생에 있어 최고의 순간이었죠.”
한편 정덕수 씨의 기증을 계기로 아내, 아들, 딸 네 식구 모두 뇌사시장기기증, 사후각막기증을등록했다.
‘나눔가족’ 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말이다.
남편의 신장기증이 걱정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오차순씨는
“걱정은요. 오히려 남편의 신장기증이 자랑스러웠습니다. 기도로써 동참해 줬죠.” 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오차순 씨도 이때까지만 해도 생존시 신장기증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남편과 함께 새생명나눔회(본부를
통해 신장을 기증하거나 이식받은 사람들의 모임)에 자주 참석하게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장기증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고
한다.
“ 새생명나눔회 활동을 하면서 투석받고 있는 환우들을 자주 보게 됐습니다. 그때마다 왠지 환우들에게 빚진 마음이
들었죠. 그래서 결국 남편에게 말도 안하고 신장기증을 하기 위해 검사를 받았죠.”
오차순씨는 남편의 신장기증 당시 아이들 뒷바라지를 위해 잠시 신장기증을 미루어 놨던 일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
결국 2002년 1월 23일 아내 오차순 씨도 생명부지 타인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했다.
이식인과의 첫 만남, 당신을 만났습니다
지난 5월 20일 부부신장기증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사랑하며 사랑받으며’ 출판기념회를
통해 정덕수∙오차순 부부는 이식인과의 뜨거운
상봉을 하게 되었다. 오차순 씨로부터 9년전
신장을 이식받았던 김정연 씨가 함께 한 것이다.
기증 후 첫 만남이기에 오차순 씨는 행사
내내 김정연 씨의 손을 꼭 붙잡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살면서 바쁘다는 이유로 기증인 오 씨에게 연락
한 번을 못했다며 눈시울을 붉히던 김 씨는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오 씨는 그녀의 등을
토닥거리며 다독여 주었다.
남편 정덕수 씨도 반가운 인사를 건네며 김 씨를 다정하게 맞아 주었다.
오씨는
"기증을 한 후 오늘 처음으로 만나 그동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몰랏는데,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게 되다니
가슴이 벅찬다."
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식인 김씨 역시 “생명을 선물해주셔서너무 감사하다.” 며 울먹거렸다.
“신장 기증 후에 오히려 더욱 건강해지고 행복해졌어요”
정덕수 씨는 56년 인생에서 신장기증이 제일 잘한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기증 후부터 새생명나눔회 활동을 현재까지 해오고 있는
부부는 장기기증 홍보 및 봉사가 필요한 현장이면 언제든지 달려간다. 특히 정덕수 씨는 새생명나눔회 경남지회 총무까지 역임하는
등 새생명나눔회활동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물질적으로 가진 것은 없으나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는 이들 부부는 언젠가 이뤄질 그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 앞으로도 힘겨워 하고 있는 많은 만성신부전환우들을위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는 말씀을 기억 하면서 열심히 봉사
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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