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삼이를 기억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 故최요삼선수 어머니 오순이씨
2007년 12월, 복싱경기 중 뇌출혈로 쓰러져 뇌사상태가 된
故최요삼선수는 가는 그 마지막길까지 6명에게 새생명을
전하며 챔피언답게 떠났다. 4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그의
어머니 오순이씨는
' 아들의 장기를 기증한 것은 정말 잘한 일 ' 이라며
아들을 향한 그리움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꿈에서라도 보고싶은 내 아들
" 요삼이가 그렇게 떠나고 난 이후 고생만 하다가 젊은
나이에 삶을 마감했다는 생각에 눈물만 나고 힘들기만
했어요. 하지만 몇 달 전 TV에서 아들의 장기를 이식받은
어린아이가 건강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故최요삼 선수 어머니 오순이 씨는 한동안 힘든 시기를 보내긴 했지만 지금은 마음이 그렇게 평안할 수 없다고 말했다.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故최요삼 선수는 중학교 2학년때 아는 선배의 권투 시합을 응원 나갔다가 코치의 눈에들어 권투를 시작
하게 됐다. 용산공고에 진학한 최 선수는 장학금을 받으며 특기생으로 실력을 쌓았고 대학진학 대신 프로에 입문하게 된다. 1992년
프로에 데뷔한 故최요삼 선수는 1994년 프로복싱 신인왕전 우수선수상을 받은 데 이어 1995년 한국챔피언과 동양챔피언을 지냈고,
1999년 WBC 라이트플라이급 세계챔피언에 등극했다.
" 권투한다고 힘들게 운동만 했던 요삼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파요 "
그에게 운명과도 같았던 권투는 그에게 많은 것은 남기게 했다.
" 사실 뇌사판정을 받고 장기기증 서류에 동의 사인을 했을 때 얼마나 가슴이 떨리던지, 제가 과연 잘하는 일인가 하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사인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그날 밤 요삼이에게 엄마가 한일이 잘한 일이라면 꿈속에라도
한 번 나타나 달라고 기도했죠"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 덕분이었을까. 해보다 밝은 얼굴의 故최요삼 선수가 환한 미소로 어머니를 바라보는 환상을 보았다.
오순이 씨는 그때 이후로는 아들이 꿈속에 나온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날 꿈속에서 보여준 아들의 환한 미소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봉사하며 사는 제2의 인생
오순이 씨는 故최요삼 선수가 세상을 떠난 후 허전한 마음에 많은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때 그녀에게 새 힘을 준 것은 바로 신앙
생활이었다.
" 믿음 생활 한지 이제 5년정도 됐네요. 요삼이가 떠난 후 많이 힘들었는데 그때 교회를 다니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어요"
신앙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마음은 점차 안정을 되찾았고 아들처럼 본인도 보람된 생활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오순이 씨는
요양원 등을 방문해 노인들의 말벗이 되어주고 식사보조를 해주는 등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 일주일에 4번 정도는 노인들을 방문해 봉사하고 있어요. 주변에서 힘들지 않느냐고 하는데 전 오히려 봉사를 하면서 기쁨을 얻고
와요"
그렇게 봉사활동을 하고 성경공부 등 교회 생활도 열심히 하다보니 그녀에게 일주일은 너무 짧은 시간이 됐다.
"시간이 얼마나 잘가는지 몰라요. 자고 일어나며 한 주가 다 지나갔더라고요. 거기다가 요즘은 손주보는 재미에 시간이 더 잘가는거
같아요"
故최요삼 선수의 동생 최경호씨가 지난해 아들을 낳았다.
오순이 씨는 요즘 손주가 보여주는 재롱에 웃음꽃이 가실 날이 없다고 한다.
" 손주가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요삼이도 아마 하늘나라에서 조카를 보면서 좋아할거라 생각돼요 "
지난해에도 4회째 최요삼선수를 추모하는 권투대회가 열렸다. 많은 선수들이 이 대회에 참여하며 제2, 제3의 최요삼 선수를 꿈꿨다.
" 아들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아있다는게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그리고 아들은 비록 세상에 없지만
아들의 장기로 인해 이 세상을 살고 있을 6명을 생각하면 더 감사하고요. 이식인들 모두 행복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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