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생명나눔을 선물 받았어요!
- 신장기증인 손하나 씨, 신장이식인 주명희 씨
2015년의 마지막을 앞두고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줄 뉴스 하나가 세상에 전해졌다.
혈혈단신으로 한국에 건너 온 북한이탈주민 손하나씨와
주명희 씨의 신장기증 수술에 관한 이야기였다.
신장기증의 부푼 꿈을 안고…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수술을 기다리는 손하나
씨의 얼굴은 평온해보였다.
" 많이 긴장되지 않으세요 ? " 라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담담하게
" 수술이 확정된 지금은 마음이 아주 편안합니다. " 라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아끼는 동생 주명희 씨에게 신장을
기증하기까지 많은 어려움과 고비가 있었기에 수술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손하나 씨가 주명희 씨에게 신장을 기증하기로 결정한 것은 지난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북한에서
한국으로 건너 온 손하나 씨와 주명희 씨는 하나원에서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 그리고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이
생각날 때마다 서로를 의지하며 더욱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사회에 나와 친자매처럼 다정하게 지내던 두 사람에게
어려움이 닥친 것은 지난 2012년이었다. 주명희 씨가 당뇨병을 진단받게 되면서 투병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난 2014년 11월부터는 당뇨 합병증으로 신장이 모두 망가지면서 혈액투석까지 받게 되었다. 고통스럽게
투병생활을 하는 주명희씨를 곁에서 지켜보던 손하나 씨는 안타까운 마음에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하기로
마음먹었다.
다행히도 조직형 검사에서 손하나 씨가 주명희 씨에게 신장을 기증할 수 있다는 결과를 받았기에 두 사람의
수술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줄만 알았다. 손 씨는 동생에게 자신의 생명을 나눠줄 날만을, 주 씨는 언니의
사랑으로 새생명을 얻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탈북자라는 이유로 수술 승인 거부 당해
본부의 도움으로 사전 검사를 모두 진행하고,
여러가지 서류를 구비하여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수술 승인 신청을 냈지만, 이내 부푼 꿈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센터에서 수술 승인을 거부한 것이다.
" 탈북자라는 이유로 아끼는 동생에게 신장 하나도
기증할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손하나 씨가 신장기증을 할 수 없는 이유로 기증에
동의해줄 수 있는 가족이 없다는 것을 들었다.
북한에 가족을 두고 혼자 한국에 건너온 손하나
씨에게 동의해 줄 가족이 없어 수술승인을 거부당했다는 사실은 큰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본부가 변호사 등에게
자문을 얻은 결과 장기이식법에 따르면 성인의 경우 보호자의 동의가 없어도 자신의 의사만으로 생존시에
신장기증이 가능했다.
이에 본부는 두 사람과 함께 지난 11월 2일 기자회견을 열었고, 부당하게 수술 승인 거부를 당한 두 사람의 사연을
세상에 알렸다. 그 후로 2달여의 시간이 흘러 지난 12월 24일, 드디어 오랜 싸움이 끝나고, 수술 승인을 받게 되었다.
" 평생 친자매처럼 의지하며 살게요 "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동생을 살리고자 하는 손하나씨의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힘들어하는 주 씨에게 오히려
" 나에게 너는 친동생이나 다름없으니까 내 신장을
나눠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야. 걱정하지 마."라고
말하며 위로했다. 동군포 톨게이트에서 3교대로 일하고
있는 손 씨의 경우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아 자는시간까지
쪼개가며 수술에 필요한 검사를 받는 등 신장기증을 위한
절차를 다시 밟아 나가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12월 28일, 2016년 새해를 목전에 두고 신장기증
수술이 진행됐다. 수술이 이루어지기까지 순탄치않았던
만큼 이식을 받은 주 씨는
" 아직도 신장이식을 받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며
" 크리스마스 이브에 수술 승인 소식을 들었는데,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다." 는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 이식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게 되면 언니의 인생에 힘이 되는 동생으로 평생 언니 곁을 지킬 것"
이라는 말을 전했다.
손 씨 역시
" 어려움이 많았지만, 아끼는 동생 명희를 위해 신장 하나를 기증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 며
"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명희가 수술 이후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 라는 소감을 전했다.
탈북 후 어려움을 딛고 한국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두 사람을 위해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는
사전 검사비 및 수술비를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신장을 나눠가지며 친자매 이상의 사랑을 보여준 손하나 씨와
주명희 씨의 삶 가운에 앞으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길들이 펼쳐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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