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일 오전 경기 부천시 소사구 소사본2동 서울신학대 대강당.
이날 열린 개강예배에서 총학생회장인 오현석 씨(25·영어과 4년)가 두 손에 각각
나눠 든 양초와 소금을 유석성 총장에게 건넸다. 그는 재학생과 신입생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앞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봉사서약서를 낭독했다.
같은 달 8일 이 학교 대강당에서는 총학생회와 대학원우회가 함께 주관한
‘장기기증 서약식’이 열렸다. 유 총장이 가장 먼저 서약서를 작성해 제출했으며
교수와 학생 447명이 생명나눔운동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약식이 끝난 뒤에는 2009년까지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를 맡아
활동해 온 이 대학 동문인 심현동 목사가 강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1991년과 2003년 얼굴도 모르는 환자를 위해 신장과 간을 기증하고,
90차례 이상 헌혈한 그는 이날 학생들에게 장기기증의 고귀한 뜻과 실천의
중요성 등을 설교했다. 서약식에 참가한 신학대학원생 문지덕 씨(26)는
“나의 작은 헌신이 병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한 고귀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친구와 후배들에게도 장기기증에 동참할 것을 권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은 서울신학대가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1인(人) 1사(仕) 운동’이 관심을 끌고 있다. 모든 재학생이 사회를
위해 한 가지 이상 봉사활동에 나서자는 것.
이 학교 총학생회는 우선 12월까지 재학생 2300여 명을 대상으로 장기기증 서약서를 받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상하반기로 나눠 서약식을 열어 모든 재학생의 동참을 유도할 계획이다. 불의의 사고를 당해 실제로
장기를 기증할 경우 가족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부모와 형제들에게 서약서를 제출한 사실을 알리는 등 동참을
권유하고 있다.
또 총학생회는 환경오염으로 신음하고 있는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또 비정규직
노동자와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같은 소외된 이웃을 돕는 복지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학교 측도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 나선다. 심장병을 앓고 있으나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수술을 받지 못하는 부천지역
어린이를 위해 세종병원과 협약을 맺고 무료로 수술해 주는 사업에 들어갔다.
또 기독교 고난주간에 금식을 통해 지출하지 않은 밥값을 모아 아프리카 등 굶주린 지구촌 이웃들에게 보내는 운동을 할 계획이다.
특히 이 운동은 교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월 열린 교직원연수회 때 모든 교수가 금식캠페인에 참가해 모은 성금을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에 전달했다. 오 씨는 “2007년에도 재학생들이 장기기증운동을 벌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서약서를
전달했다”며 “동문 선배들이 만든 숭고한 전통을 이어간다는 생각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1911년 기독교대한성결교회가 서울 중구 무교동에 설립한 성서학원으로 출발한 이 대학은 1974년 부천으로 이전했다.
현재 신학과와 기독교교육과 교회음악과 사회복지학과 보육학과 유아교육과 영어과 중국어과 등 9개 학과와 5개 대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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